VR

포켓몬GO, 국내도입 늦어졌던 이유

Ludovico 2017. 2. 13. 09:46


불과 이틀 만에 닌텐도 주가를 25%까지 끌어올린 게임이 있다. 포켓몬 고(Pokémon Go)는 위치 정보를 이용해 증강현실로 포켓몬을 잡거나 배틀을 벌일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이다. 이런 포켓몬 고가 조만간 영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포켓몬 고는 7월 5일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바로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럽이나 포켓몬의 탄생지인 일본 같은 곳에선 아직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켓몬 고에 대한 반응은 놀라운 수준이다. 이 게임을 개발한 증강현실 게임 업체인 나이언틱(Niantic)은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연기하고 포켓몬 고 서버 유지 보수에 쫓길 정도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조만간 포켓몬 고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포켓몬 고 서비스를 시작할 지역은 영국과 유럽, 일본이며 늦어도 주말까지는 게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포켓몬 고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동시 시작되지 않고 있을까.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서버 부하가 예상보다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포켓몬 고 서버에 대한 부하가 너무 커서 일부 게이머는 게임을 할 수 없을 정도 상태라고 한다. 닌텐도와 나이언틱 등도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물론 포켓몬 고 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서비스가 첫 날 동작이 불안정한 일은 흔하지만 높은 인기까지 더해져 한 번에 전 세계 동시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포켓몬 고를 이용하려면 계정을 등록해야 하는데 포켓몬닷컴 계정이나 구글 지메일 계정 중 하나를 연동해야 한다. 그런데 iOS 버전 포켓몬 고의 계정을 등록할 때 구글 계정 연동을 선택하면 앱 쪽에서 지메일 열람과 전송, 구글 드라이브에 있는 파일 열람과 편집, 삭제, 구글 검색 기록과 구글맵이나 내비게이션 내역 검색, 구글 포토에 저장되어 있는 비공개 사진 열람 등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자동 승인된다고 한다.


이 문제는 앱이 전체 계정 액세스 권한을 부여 받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지메일 주소를 다른 계정 이메일 주소로 설정해두면 포켓몬 고 개발사는 사용자가 보유한 다른 계정에도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용의 경우에는 iOS 버전처럼 구글 계정 전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자동 승인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개발사인 나이언틱은 포켓몬 고의 iOS 앱에서 계정을 등록할 때 실수로 구글 계정 전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요구하는 문제를 발견했다면서 포켓몬 고는 구글 사용자 아이디와 이메일 주소 등 기본 정보만 이용하며 사용자의 구글 계정을 수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켓몬 고가 인기를 끌면서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 고에는 채팅 기능이 없다. 게이머끼리 정보를 교환하려면 타사 앱이 필요한 것. 포켓몬 출현 장소 같은 위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채팅 앱인 고채트(GoChat)는 사용자가 단번에 증가한 탓에 서버 요금이 급격하게 상승, 파산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한다.


고채트는 프리랜서 개발자인 조나단 자라(Jonathan Zarra)가 개발한 채팅 앱이다. 그는 포켓몬 고 베타테스트에 참여하면서 포켓몬 고 사용자끼리 대화할 수 있는 채팅 기능이 없다는 점에 착안, 채팅용 앱을 개발했다고 한다.


고채트는 iOS와 안드로이드용 무료 채팅 앱으로 포켓몬 고 사용자는 게임 내 위치 정보는 물론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다. 고채트가 공개된 건 포켓몬 고 출시 하루 전인데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확보했다고 한다. 서버에 대한 요청 건수는 무려 초당 600회에 이른다. 개발자에 따르면 고채트는 공개 첫 날에만 1만 회 설치됐다고 한다.




포켓몬 고가 출시된 이후 고채트는 다운로드 횟수가 늘어나 앱스토어에서 TOP10에 들어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너무 급격하게 사용자 수가 증가한 탓에 고채트는 서버 부하가 발생했고 신규 계정 등록을 못하거나 계정 등록 후 메시지를 업데이트하는 동안 앱이 충돌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또 개발자는 늘어나는 서버 탓에 파산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개발자는 포켓몬 고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인 만큼 채팅 기능은 앱에 탑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채트의 경우 100만 회에 이르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지만 수익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개발자는 광고 표시 기능을 추가한 버전을 앱스토어에 신청한 상태다. 개발자는 자신도 광고가 싫은 데다 고채트로 수익을 올리면 포켓몬 제작사로부터 법적 조치가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서버 증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개발자가 고채트의 새로운 서버를 구축하려면 4,000달러 가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포켓몬 고에서 포켓몬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10km/h 이하로 10km나 이동해야 하는 걸 해결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단말과 DJI의 드론을 이용한 사람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기 위해 에어드로이드(AirDroid)라는 앱을 이용해 PC 화면에 스마트폰 영상을 미러링하고 스마트폰을 드론을 장착해 대신 이동하도록 하는 것.


포켓몬 고는 포켓몬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10km를 이동하게 하는데 GPS를 기반으로 측정된 자동차나 기차로 이동하는 걸 감지하지 못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속 10km가 넘는 이동 거리를 비활성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하면 사람의 보행 속도에 맞춰 이동시킬 수 있다.


또 온라인 벼륙시장 커뮤니티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는 포켓몬 고 게정 판매나 레벨업을 대행해주는 모집 공고도 뜨고 있다. 이런 상황에 착안해 포켓몬 고를 위한 보행 서비스인 포크워크(pokewalk)도 등장했다. 구조는 간단하다. 사용자를 대신해 직원이 스마트폰을 들고 지정 거리를 걸어주는 것이다. 가격은 2km당 10달러, 5km에 15달러, 10km는 20달러라고 한다.


포켓몬 고가 인기를 끌면서 색다른 의문을 표시하는 네티즌도 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지구 뿐 아니라 우주에서도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냐는 의문에 대해 “우주에선 포켓몬 고를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은 27,600km/h에 달하는 속도로 지구를 90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이곳에 있으면 포켓몬을 손쉽게 획득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많았다는 것. 또 달에는 포켓몬 체육관이 있냐는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나사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선 포켓몬 고를 재생할 수 없다고 답했다는 것. 나사 측은 국제우주정거장에는 스마트폰이 몇 대 없는 데다 그나마 과학 실험용이라는 것.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가 있더라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다고 한다.


스마트폰 정보 분석 기업인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포켓몬 고의 다운로드 횟수는 750만 회에 이른다. 이 중 10%는 포켓몬 고를 즐기기 위해 타사 채팅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선 포켓몬 고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안드로이드 단말 중 5% 이상에 설치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