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말에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앱 시장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꼭 앱을 파는 것만으로 사업이 되는 것을 넘어 콘텐츠, 서비스, 구독, 광고 등 앱은 사실상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앱 사용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앱애니가 연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큰 내용은 싱겁기 그지없다. ‘앱 시장은 2020년까지 1천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 누구든 못 할까 싶다. 다만 그게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성장하는 지에 대해서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앱애니의 보고서에는 재미있는 지표들이 눈에 띈다.

 



 

매출과 다운로드의 상관 관계


 

흔히 앱 다운로드 수가 늘어나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다운로드 수는 곧 이용자, 혹은 가입자의 수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앱 생태계가 움직이는 방향성은 조금 다르다고 한다.

 

앱애니코리아 김준하 팀장은 “시장이 성숙될수록 다운로드는 둔화되고 사용량과 매출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시장일수록 기기 보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다운로드가 늘어나기도 하고, 사용자들이 호기심에 더 많은 앱을 내려받아보기도 하는 것이다.



 

반면 실제 돈이 들어가는 구매, 구독 등에는 인색하다. 불법복제의 영향도 있지만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경험 부족도 이유로 꼽는다.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 이제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은 더 이상 다운로드 수가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 고정적으로 쓰는 앱들이 정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김준하 팀장은 “우리나라의 초기 메신저 앱 시장을 보면 카카오톡 외에 왓츠앱, 틱톡, 마이피플 등 여러 개를 깔아서 썼지만 지금은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정리됐다”고 말한다.

 

사실상 쓰는 앱이 고착되지만 그만큼 해당 앱을 더 많이 쓰게 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에 대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메신저 앱이 열 개일 때보다 한 개일 때 이모티콘을 구입하고 싶은 욕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 단계에 접어들었다.

 

 

앱 공급자의 다양화


 

과거 앱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능과 콘텐츠를 담고 있는 상품이었다. 웹 브라우저는 웹을 보여주었고, 게임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기관도 앱을 만든다. 은행과 병원도 앱을 만들고, 쇼핑도 앱으로 이뤄진다. 자동차 회사도 차량에 연결하는 앱을 개발한다. 정부도 앱 공급사가 되고, 유니클로도 앱 공급사가 되는 게 모바일 세상이다.

 

모바일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면 일단 그 시작은 모두 앱이다. 과거에는 적지 않은 부분이 웹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부터는 확연하게 앱에서 이뤄진다. 인터넷 뱅킹도 전용앱을 이용하고, 쇼핑몰도 앱을 쓴다. 결국 세상의 모든 사업자가 모바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준데 유 앱애니 아태지역 총괄 디렉터

 

앱애니는 앱이 직접적인 소통 창구라는 시각을 비췄다. 준데 유 앱애니 아태지역 총괄 매니저는 “처음 접하는 인터넷 세상이 PC가 아니라 스마트폰, 그리고 앱인 국가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PC를 구입하기는 어려워도 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PC나 아이폰처럼 고가 제품에서 느끼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퍼지고 있다. 성숙 시장에서도 PC보다 모바일이 더 익숙한 ‘모바일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

 

 

구독 모델의 성장


 

스마트폰으로 음악과 동영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PMP나 MP3 플레이어를 쓰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은 2015년에는 2014년에 비해 93%나 늘어났다.

 

이런 미디어는 주로 유료로 서비스된다. 넷플릭스나 멜론처럼 월 단위로 한 번에 요금을 지불하고, 기간동안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의외인 것은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은 월 단위로 요금을 내고 쓰는 콘텐츠의 시초격인데, 모바일 게임의 경우 구독형 서비스는 거의 없다.



▲여전히 매출은 게임이 이끌지만 시장이 커갈수록 앱 외 시장도 성장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구독형 서비스가 이끌 전망이다.


앱애니는 2020년까지 모바일 시장 전체 매출의 26%가 구독형 서비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앱애니 뿐 아니라 타 기업의 리포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음악과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공통적으로 개별 구매보다 월 단위로 고정 결제하는 구독 결제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앱 시장은 어떻게 커갈까


 

현재 앱 시장은 여전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매달 4만 개 이상의 신규 앱이 개발된다.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앱으로 일어난 매출은 411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유료앱과 게임, 스토어 안에서 일어나는 앱 내 결제에만 집계한 것이고, 쇼핑을 비롯한 커머스, 모바일 광고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게다가 올해도 24% 정도의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물론 시장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장이 성숙할수록 앱 사용 습관이 고착화될 수 있다. 매출이 늘어나도 특정 서비스에 쏠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앱이 포털처럼 움직이고, 또 하나의 플랫폼처럼 역할을 해내면서 쏠림 현상에 대한 충격을 막아주기도 하지만 성숙되고 있는 시장에서 아이디어 없이 찍어내기식으로 뽑아내는 앱들은 경쟁력을 잃게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기회는 많지만 성공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 되고 있다.



 

준데 유 매니저도 한국 시장에 대해 앱 자체에 비즈니스 레벨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비스업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O2O(offline to online)이나 전자상거래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앱애니는 당장 시장의 정체를 내다보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일단 스마트폰이 보급률이 올라가면서 사용자 수가 정체되면 시장은 또 다른 기기로 경험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기기로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은 점점 더 모바일 앱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현재 미디어 소비의 24%가 모바일에서 일어나고, 사람들은 점점 더 TV보다 개인 기기로 콘텐츠 소비를 옮기고 있다. 광고 시장은 8% 정도로 시장 규모에 비해 작다. 모바일 광고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광고 시장은 아직 잠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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